고기 핏물 빼기가 과연 필요한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소고기로 국을 끓이거나 갈비찜을 만들 때 소고기의 핏물을 제거한다고 물에 담궈 놓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 과정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알아본다.
고기 핏물 빼기의 의문점
쉽게 생각해 보자 왜 소고기 핏물 제거해서 먹는 조리법이 있는 걸까? 소고기는 한국에서 고급 식재료이다. 후라이팬에 굽거나 숯불에 구워 먹기도 하고 갈비찜처럼 찜으로 먹기도 하고 국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신선한 소고기는 날 것으로 즐기기도 한다.
구워 먹을때나 회로 먹을 때 물에 담가 핏물을 뺀 소고기를 상상해 보았는가? 아마 고기의 색깔부터 상상하면 끔찍히 맛없게 느껴질 것이다. 왜 그런데 갈비찜이나 국을 끓일 때 물에 담가서 핏물을 빼고 조리 하는 것일까?
고기의 핏물과 색

소고기를 살 때 가끔은 고기가 보라색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짙은 붉은색인데 왜 그럴까? 둘 중에 어떤 고기를 골라야 할까?
고기의 색이 다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근육의 색소 들 중 하나 인 미오글로빈(myoglobin)의 변화와 노출로 산소에 의한 변화가 있다. 자르고 나서 당장은 소고기의 미오글로빈의 색인 진한 보랏빛이다.
곧 산소가 미오글로빈 속에 있는 철과 상호작용을 하기 시작해서 밝은 선홍색인 옥시미오글로빈(oxymyoglobin)으로 바꾼다. 산소가 풍부한 환경(집 같은)에서 생고기를 자를 때 고기의 색이 어둡다가 빨갛게 변화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이 첨에는 고기 색이 왜 이러지 하다가 잠깐 후에 보면 맛있어 보이는 선홍색으로 변화되는걸 본적이 있을 것이다.
선홍색은 신선함과 가장 연관이 많기는 하지만 보라색 고기도 그만큼 신선할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색을 신선함의 척도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진공 밀폐해 둔 고기에서 짙은 색을 발견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고기에 있는 효소는 미오글로빈과 옥시글로빈이 전자를 잃게 하고 메트미오글로빈(metmyoglobin)이라 불리는 색소를 만든다. 이 색소는 얼룩덜룩한 갈색, 회색, 초록색이다. 꼭 상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고기를 한동안 두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기의 붉은색은 핏물이 아니다

마트나 정육점에서 구입하는 소고기에는 피가 거의 없는데 도축하자마자 바로 피를 모두 쏟아버리기 때문이다. 피에는 옥시미오글로빈과 아주 유사한 헤모글로빈이라 불리는 색소가 있다.
그래서 다음에 여러분 친구가 ‘소고기를 피가 보일 정도로 살짝 익혀 주세요’라고 주문을 하면 여러분이 이렇게 설명해 주라. 근육에 든것은 헤모글로빈이 들어있는 피가 아니라 미오글로빈이란다.
소고기 맛있게 먹는 법
소고기를 구워 먹을 때 소금간은 언제 하면 될까 요리책을 여러 권 읽은 사람이나 유명 셰프 대여섯 명의 말을 들어보면 언제 고기에 소금을 뿌려야 하는지 다들 다르게 대답하는 걸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고기를 팬에 넣기 바로 전에 소금을 뿌리는게 최고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사람들은 고기에는 전혀 소금을 치지 않고 대신 팬에다 소금을 치고 그위에 고기를 올려 놓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며칠전에 미리 소금을 뿌려 둬야 한다고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방법이 맞는 것일까? 소금을 뿌리고 나면 당장은 소금이 고기 표면에 녹지 않고 그냥 붙어 있기만 한다. 고기에 있는 육즙은 여전히 근섬유 속에 들어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깔끔하게 그리고 바|짝 시어링을 할 수 있다.

소금을 뿌린지 3~4분 이내에는 삼투압 과정을 거치면서 소고기 안에 있는 수분을 배출한다. 이 액체는 고기의 표면에 방울로 맺힌다. 이 시점에 시어링을 하면 이 액체를 증발시키느라 아까운 열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팬의 온도는 떨어지고 시어링이 잘 되지 않으며 크러스트가 생기고 맛이 더해지는 마이야르 브라우닝 반응이 억제된다.
여기에서 시어링이란 식재료의 표면에 캐러멜화된 껍질이 형성될 때까지 고온으로 가열하는 방법이다. 흔히 얘기하는 고기가 누룽지같은 갈색으로 변화하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소금을 뿌리고 10~15분 정도 되면 고기의 육즙에 녹은 소금물이 고기의 근육 조직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고기가 수분을 더 흡수하게 되고 소금물이 천천히 고기 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소금을 뿌린 지 40분이 지나면 표면의 수분 대부분이 다시 고기 속으로 재흡수된다. 소량의 증발도 일어나면서 고기의 맛이 아주 조금 농축이 되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수분이 다시 흡수되고 나면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소금이 고기 속으로 천천히 더 깊이 들어가서 근육 조직에 이르게 되어 소금기가 속까지 완전히 배어 든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적어도 조리 40분 전부터 혹은 고기에 소금을 뿌리고 밤새 냉장고 선반에 놓아두었다가 구우면 소금이 근육 조직을 느슨하게 해서 구운 후에 소고기가 물을 더 많이 함유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조리 바로 전에 소금을 뿌리는 게 좋다. 40분이 안되는 작은 시간 동안은 시어링만 오래 늦춰지게 할 뿐이다.
시어링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19세기 중반부터 최근까지 조각육을 시어링하면 즉, 겉면을 빠르게 익히기 위해 아주 높은 온도에 고기를 노출 시키면 고기 표면에 있는 구멍을 지지게 되고 그렇게 구멍을 봉해 수분 손실을 줄인다고 믿어 왔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걸 믿고있다.
뜨거운 후라이팬에서 searing을 하고 오븐으로 옮겨 로스팅 스테이크와 오븐에서 로스팅을 먼저 거치고 뜨거운 후라이팬에 넣고 구워 보면 두 스테이크 모두 비슷한 양의 육즙을 잃어 버린걸 알 수 잇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로스팅한 뒤 searing한 스테이크가 실제로는 좀더 촉촉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유는 오븐에 있다. 차가운 스테이크를 뜨거운 프라이팬에 바로 searing하는 게 따뜻해진 스테이크를 프라인팬에 넣는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프라이팬의 뜨거운 열은 브라우닝된 맛을 만들어 내기는 좋지만 역시 근육 단백질을 심하게 수축시켜 육즙을 짜내게 하기 때문이다.
더 촉촉한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온에 덜 노출되도록 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잇다.
우리는 왜 시어링을 할까?(마이야르 반응이란)
이유는 간단하다. 맛 때문이다. 고온의 시어링은 마이야르 반응으로 알려진 화학반응의 다단계를 유발한다.
이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 루이 카미유 Maillard 의 이름을 딴 Maillard 반응은 일련의 복잡한 화학적 반응으로 음식을 갈색으로 바꾼다. 이 반응은 종종 캐러멜화와 혼동되기도 하는데 하지만 사실 이 두 가지 반응은 서로 다르다.
캐러멜화는 당이 가열되면 일어나고 Maillard 반응은 당과 단백질이 가열될 때 발생한다. 이 반을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예는 고기를 시어링하거나 로스팅할 때, 또 빵을 굽거나 토스트를 한 조각 만들 때, 혹은 커피콩을 볶을 때이다.
Maillard 반응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일어날 수 있지만 음식이 177도 정도에 이를 때까지는 빙하작용처럼 느리다. 그래서 물의 끓는점인 100도가 상한치인 끓인 음식은 절대로 브라우닝이 일어지니 않으며 고온의 시어링이나 튀김, 혹은 로스팅에서는 브라우닝이 왕성하게 일어난다.
먼저 탄수화물이 단백질의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과 반응을 하고 계속 반응을 해서 말 그대로 수백 개의 부산물을 만들고 이 부산물은 교대로 서로서로 반응해서 더욱더 많은 부산물을 만든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Maillard 반응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정확한 반응의 집합이 완전히 그려지거나 알려지지는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하여튼 굉장히 맛이 좋아진다는 것뿐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음식에 감칠맛을 더할 뿐만 아니라 생으로 먹거나 아주 낮은 온도로 요리한 음식에는 없던 복합적이고도 깊은 맛을 더한다. 이 때문에 스테이크가 적절히 브라우닝되면 고기 맛이 훨씬 더 진해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기의 겉면 크러스트가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말하게 된다.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서 조리해 보자.
나는 소고기 갈비찜, 꼬리찜 돼지고기로 차슈를 만들거나 등뼈와 돈사골로 라면 육수를 뽑아낼 때, 오리나 닭으로 백숙을 만들 때 핏물 제거대신에 겉을 바싹 구워서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서 조리 하는편이다.
잡내 제거의 목적으로 소꼬리나 돈사골의 핏물 제거를 필수로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서 조리해 보면 풍미도 좋아지고 맛있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보는 소고기의 붉은 부분은 핏물의 헤모글로빈이 아닌 근육의 색소인 미오글로빈이란것을 알게 되었으니 잘못된 조리법으로 조리하고 있는 가족들을 보면 꼭 알려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