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동파육과 오향장육을 최소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두 요리는 비슷한 돼지고기 요리처럼 보이지만, 조리법부터 맛의 방향성까지 완전히 다르다.
특히 이 두 요리는 연태고량주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놀라울 정도로 잘 맞는다. 왜 이런 조합이 생기는지 이해하려면 각 요리의 구조와 풍미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파육은 ‘진하게 졸인 찜 요리’, 오향장육은 ‘삶아 눌러 만든 편육’이다
동파육(東坡肉)은 삼겹살을 간장, 흑당, 팔각, 술, 생강 등을 넣어 오래 졸여 만드는 조림·찜 요리이다. 약불에서 서서히 익히기 때문에 지방층은 젤리처럼 녹아내리고, 살코기는 포크만 대도 부서질 정도로 부드러워진다.
단맛과 간장향이 깊게 배어 있으며, 입안에 넣으면 지방이 녹아 숟가락을 멈출 수 없을 만큼 진하고 풍성한 맛을 낸다.
반면 오향장육(五香醬肉)은 시대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구조는 동일하다. 돼지고기를 오향분(팔각·계피·정향·회향·산초)과 간장 양념에 삶은 뒤 식혀 눌러 모양을 잡아 만든 ‘편육’이다.
고기결이 살아 있고 식감이 단단하며, 간장 맛이 은은하게 스며든다. 기름진 풍미보다는 향신료가 낳는 오묘한 향과 담백함이 중심이 된다.
두 요리의 핵심 차이
동파육 → 지방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 진한 단짠 조화
오향장육 → 족발처럼 단단한 식감, 오향의 향미, 담백함
향신료 구성에서부터 맛의 방향이 다르다
동파육은 간장, 흑당, 술, 생강, 파를 중심으로 향을 만들고 팔각이 가볍게 풍미를 더한다. 단맛과 짭짤한 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소스의 농도가 진해 밥 또는 빵과 잘 어울린다.

오향장육은 이름 그대로 오향(五香)을 중심으로 풍미가 만들어진다. 팔각, 계피, 정향, 회향, 산초가 조합된 오향분은 향만 맡아도 한약재 같은 존재감이 느껴지며, 이 향이 고기 속까지 은은하게 스며든다.
동파육이 ‘맛’ 중심이라면, 오향장육은 ‘향’ 중심이라는 점에서 확실하게 구분된다.
이 안주가 연태고량주와 찰떡궁합인 이유
연태고량주는 단향(甜香)이 뚜렷하고 바디가 가벼운 편에 속한다. 알코올 도수는 높지만 목넘김이 깔끔하기 때문에 기름지고 강한 풍미의 중국요리에 특히 잘 맞는다.
동파육의 진한 단짠과 기름층은 한 모금의 고량주와 만났을 때 입안을 말끔히 씻어주고, 풍미의 여운을 더 길게 느끼게 만든다.
오향장육과 연태고량주의 궁합도 매우 좋다. 오향분에서 나오는 향은 중국식 술의 고유한 향과 같은 계열이기 때문에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량주의 곡향과 오향의 향이 만나면 풍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고량주를 한 모금 머금은 뒤 오향장육을 씹으면 향이 겹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마치 풍미가 하나의 덩어리로 결합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파육과 오향장육 각각의 ‘연태고량주의 조합’
동파육은 지방이 많고 소스가 진하기 때문에 연태고량주의 깔끔한 알코올 향이 입안을 리셋해준다. 한 입 먹고 한 모금 마시면, 무거움과 산뜻함이 교차하면서 다음 입이 더 맛있어진다.
오향장육은 향 위주의 요리이다. 그래서 술의 향과 부딪히면 금세 과해질 수 있지만, 연태고량주는 단향이 강해 오향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오향의 복합적인 향을 강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정리한다
동파육과 오향장육은 같은 돼지고기 요리처럼 보여도 조리법과 풍미는 완전히 다르다. 동파육은 진한 단짠과 부드러움이 중심인 조림 요리이고, 오향장육은 향이 주인공인 편육이다.
이 두 요리가 연태고량주와 잘 맞는 이유는 각각이 가진 풍미를 술이 자연스럽게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동파육은 고량주가 무거움을 씻어주며 더 맛있어지고, 오향장육은 향이 겹쳐져 풍미가 강화된다.
따라서 연태고량주는 중국식 돼지고기 요리와 가장 찰떡 궁합을 이루는 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