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향가지 경장육사 쉬운데 헷갈리는 중국요리

중국요리는 맛은 익숙하지만 이름은 낯선 경우가 많다. 어향동고, 경장육사, 어향가지처럼 한자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름은 처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중국요리의 이름은 일정한 규칙으로 만들어진다.

이름만 봐도 어떤 맛인지, 어떤 소스인지 알 수 있도록 구성된 은근히 체계적인 방식이다. 중국요리를 이해하고 싶다면 소스 이름과 재료 이름을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요리 이름 구조는 소스 + 재료

중국요리의 기본은 소스이다. 소스의 풍미가 요리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요리 이름도 대부분 ‘소스명 + 재료명’ 구조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어향(魚香)’은 특정한 풍미의 소스를 의미하며, ‘동고(冬菇)’는 표고버섯을 뜻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어향동고’, 즉 표고버섯을 어향소스로 볶은 요리가 되는 것이다.

어향은 ‘물고기 향’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에 생선을 뜻한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어향은 생선이 아니라 생선요리에서 비롯된 풍미를 다른 요리에 차용한 소스이다.

기본 재료는 마른 고추, 다진 마늘, 파, 생강, 식초, 설탕, 두반장이다. 이 조합이 만들어내는 새콤·매콤·달콤·짭짤한 맛이 중국 사천요리의 핵심 풍미로 자리 잡았다.

매콤·달콤·짭짤한 감칠맛이 동시에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선의 향을 쓰지는 않지만, 생선볶음에서 유래한 조리법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어향소스는 다양한 재료와 잘 어울리며, 채소·육류·버섯 모두 조리할 수 있다.

어향동고에서 ‘동고(冬菇)’는 마른 표고버섯을 뜻한다. 깊고 향긋한 표고버섯 향이 어향소스와 잘 어우러져 밥반찬으로도 훌륭하다.

표고버섯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다진 마늘·두반장이 만나 중국요리 특유의 풍성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고기를 먹지 않아도 깊은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 강렬한 소스보다 은은한 감칠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채식요리로도 손색없어 중국 가정식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요리이다.

어향소스를 가장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바로 어향가지이다. 가지는 기름과 양념을 잘 흡수하는 채소라 어향소스와 궁합이 뛰어나다.

약불에서 천천히 익힌 가지에 어향소스를 더해 볶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난다.

둘 다 같은 소스를 쓰지만 재료가 달라 식감이 완전히 다르다. 어향동고는 쫄깃·짭짤한 맛이 중심이고, 어향가지는 부드럽고 촉촉하며 양념 흡수력이 뛰어나다.

소스는 같지만 결과물은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요리가 된다.

경장육사에서 ‘경장(京醬)’은 북경식 달콤짭조름한 볶음 소스를 의미한다. 춘장류 기반의 농축된 소스에 설탕·굴소스를 더해 깊은 감칠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육사(肉絲)’는 고기를 가늘게 채 썰었다는 의미이다. 즉, 경장육사는 ‘북경식 달콤짭조름 소스로 볶은 채 썬 고기’라는 뜻이다.

불향, 달콤함, 짭조름함이 동시에 살아나는 소스가 포인트이다. 고기를 얇게 채 써는 이유는 소스가 더욱 고르게 배도록 하기 위한 조리법이다. 밀전병이나 양배추와 함께 싸먹으면 감칠맛이 극대화된다.

중국요리의 이름은 복잡해 보이지만, 소스와 재료의 조합이라는 규칙만 이해하면 훨씬 쉬워진다.

어향동고, 어향가지처럼 ‘어향’이 들어가면 소스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고, 경장육사처럼 ‘경장’이 들어가면 달콤짭조름한 북경식 소스를 떠올리면 된다.

이름 속에 조리법, 맛, 재료가 모두 담겨 있기 때문에 구조를 이해하면 중국요리를 훨씬 즐겁게 고를 수 있다.

중국요리의 독특한 이름은 소스명과 재료명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향동고는 어향소스를 표고버섯에 적용한 요리이고, 어향가지는 같은 소스로 가지를 볶은 메뉴이다.

경장육사는 북경식 달콤짭조름한 소스로 가늘게 썬 고기를 볶은 요리이다. 이름은 어렵지만 구조는 단순하며, 맛은 깊고 풍부하다. 중국요리는 이름만 이해해도 선택이 쉬워지고 풍미의 방향을 미리 알 수 있어 더욱 즐겁게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