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을 처음 시작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물을 이렇게 붓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실제 바리스타 대회를 보면 참가자마다 추출 방법이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세 번 나누어 붓고, 누군가는 다섯 번 이상 나누어 붓는다. 가운데만 집중해서 붓는 사람도 있고, 원을 크게 그리며 추출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맞는 것일까?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핸드드립에는 정답이 없다.
원두의 특성과 자신이 원하는 맛에 맞게 추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핸드드립이다.

왜 추출 방법만 바꿔도 맛이 달라질까?
커피는 결국 ‘추출’이다. 뜨거운 물이 커피를 통과하면서 향과 단맛, 산미, 쓴맛을 녹여내는 과정이다.
이때 물을 어디에 붓는지, 얼마나 천천히 붓는지, 몇 번 나누어 붓는지에 따라 추출되는 성분의 비율이 달라진다.
같은 원두라도 맛이 달라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① 가장 기본적인 3~4회 분할 추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뜸을 들인 뒤 3~4회 정도 나누어 물을 붓는다.
향과 단맛, 산미가 균형 있게 표현되기 때문에 처음 핸드드립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다.
② 여러 번 나누어 붓는 추출법
최근 바리스타 대회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물을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부으면 항상 새로운 물이 커피층을 통과하게 된다.
덕분에 추출이 더욱 균일하게 이루어지고 단맛과 바디감이 조금 더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너무 많은 횟수로 나누면 추출 시간이 길어져 과다추출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③ 가운데만 집중해서 붓는 센터 푸어
물을 커피층 가운데에 집중해서 붓는 방식이다. 물이 중앙을 깊게 통과하면서 농도가 높아지고 단맛과 바디감이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묵직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추출법이다.
④ 원을 크게 그리며 추출하기
커피층 전체에 물이 골고루 닿도록 원을 그리며 추출하는 방법이다. 전체 원두가 균일하게 추출되기 때문에 향이 풍부하고 산미 표현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꽃향기나 과일향이 좋은 스페셜티 커피에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⑤ 바이패스(Bypass) 추출
일부 바리스타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진하게 추출한 뒤 마지막에 뜨거운 물을 추가하여 농도를 맞춘다.
향은 유지하면서 쓴맛은 줄일 수 있어 깔끔한 커피를 만들 때 활용된다.
⑥ 추출 중 드리퍼를 살짝 흔들기
물을 붓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커피층이다. 추출 중 드리퍼를 살짝 돌리거나 흔들어 주면 커피가 고르게 섞이면서 특정 부분만 과다추출되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채널링(Channeling)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한다.
왜 바리스타들은 물을 여러 번 나누어 부을까?

많은 사람이 정성을 들이기 위해 여러 번 나누어 붓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조금 다르다.
한 번 커피층을 통과한 물은 이미 많은 향과 성분을 녹여낸 상태이다. 새로운 물을 공급해야 다시 향과 단맛을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 번 나누어 붓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추출의 과학이다.
집에서는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정답은 자신의 취향을 찾는 것이다. 같은 원두를 준비한 뒤 오늘은 세 번 나누어 추출해 보고, 다음에는 다섯 번 나누어 추출해 보자.
센터 푸어와 원형 추출도 직접 비교해 보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진다. 그것이 핸드드립의 가장 큰 매력이다.
결론
핸드드립은 레시피를 외우는 것이 아니다.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물을 몇 번 나누어 붓는지, 어디에 붓는지, 얼마나 천천히 추출하는지를 이해하면 같은 원두도 전혀 다른 커피가 된다.
그래서 바리스타마다 추출법이 다른 것이다. 좋은 핸드드립은 정답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맛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